새 운영 체제를 시도해보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특히나 이전에 써 본 적이 없는 운영 체제라면 더욱 그렇다. 우선 운영 체제를 설치할 컴퓨터를 마련해야하고, 낯설은 설치 화면을 통해 암호문같은 질문들에 대답을 해야한다. 게다가 제대로 쓸만한 환경을 갖추려면 각종 프로그램들을 줄줄이 깔아햐하니, 아무리 어떤 운영 체제가 좋다고 한들, 일단 손에 익은 운영 체제를 버리고 옮겨가기엔 벽이 너무나 높다.
NetBSD를 처음 설치해보려는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BSD 계열의 운영 체제를 접해보지 않았다면 설치는 고사하고 파티션 방식부터 생소할 것이다. 게다가 소스로부터 컴파일을 해서 설치하는 pkgsrc의 패키지 설치 방식은 바이너리 패키지만 써온 사람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문제를 싸그리 없애주는 해결책이 있으니, 바로 NetBSD 라이브 씨디이다.
라이브 씨디는 운영 체제와 유용한 패키지들을 함께 묶어 씨디에 넣어 놓은 것으로, 별도의 설치 과정 없이 씨디로 부팅해서 바로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설치를 하지 않기 때문에 하드 디스크를 건드릴 일도 없으며, 따라서 씨디 부팅만 가능하면 어디에서나 기존의 운영 체제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도 NetBSD를 사용해 볼 수 있다. 비록 NetBSD 프로젝트에서 공식 라이브 씨디를 만들지는 않지만, 사용자들이 만들어 제공하는 것으로 두 종류의 NetBSD 라이브 씨디가 있다.
NetBSD 라이브! 씨디 2007

독일의 출판사인 CL에서 꾸준히 만들어 온 NetBSD 라이브 씨디의 2007년 판이다. NetBSD 4.0이 발표되기 직전에 만들어진 관계로 NetBSD 4.0 베타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KDE 환경을 기본으로 Abiword, Dia, Inkscape, GIMP, Firefox, XMMS 등을 포함하고 있다. X 윈도우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한글 글꼴이 있어서 한글을 읽을 수는 있으나, 한글 입력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NetBSD 4를 체험해 보는 목적으로는 충분하며, 씨디의 내용을 메모리 파일 시스템으로 불러들여 실행하는 형태이기에 메모리만 충분하면 속도도 빠르다. 씨디 이미지는 토렌트로 받거나 NetBSD의 FTP 싸이트에서 직접 받을 수 있다.
지베드 NetBSD 라이브 씨디

NetBSD의 개발 브랜치인 NetBSD-current로부터 만드는 라이브 씨디이다. 현재 버젼은 지난 8월에 나온 0.15.72로, NetBSD-4.99.72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비교적 자주 갱신되고 있으며, 아직 릴리스되지 않은 NetBSD의 최신 기능들을 시험해보기에 적합하다. 대신 다른 요소들은 매우 기본적인 것들만 포함되어 있어서, 멋진 데스크탑 환경을 원하는 사용자에게는 적합치 않을 수 있다. 한글 글꼴조차도 들어있지 않으므로 NetBSD의 안정 버젼을 사용중이면서 앞으로 발표될 새로운 기능을 체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한다. 씨디 이미지는 지베드 홈페이지에서 받을 수 있다. 현재 버젼의 문제는 NetBSD 라이브! 씨디 2007처럼 메모리 파일 시스템을 쓰는게 아니라, 씨디에서 직접 읽어서 실행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처음 실행할 때 상당히 느리다는 점이다. 이는 vnd(4)의 버그때문인데, 9월 말에 고쳐졌으므로 앞으로 나올 버젼에서는 메모리 파일 시스템을 쓰는 방식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두 NetBSD 라이브 씨디는 NetBSD를 맛보는 용도로는 그럭저럭 쓸만하지만, 한글 환경을 고려한다면 실제 작업 용도로는 거의 쓸모가 없다. 하지만 pkgsrc에 포함된 mklivecd를 사용하면 손쉽게 라이브 씨디를 만들 수 있으므로, 얼마전 발표된 NetBSD 4.0.1을 기반으로 한글 환경을 제대로 갖춘 라이브 씨디를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